레미콘 85제. 레미콘 차량이 아침 8시부터 출발하고, 오후 5시 이후엔 출하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왜 이런 제도가 생겼을까요?
시공사의 입장과 레미콘 운전기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시공사의 입장
시공사에서는 레미콘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지 많은 물량을 하루에 끝낼 수가 있기 때문이죠.
한번 끊어 치는 것은 그만큼 돈이 들어갑니다. 어느 부분에서 돈이 들어갈까요?
장비비용
펌프카를 불러서 레미콘 타설을 하는데, 펌프카도 일대로 계산합니다. 오늘 최대 물량을 타설하면 일대를 쓴 것만큼 일 했다. 라고 생각이 되는데, 중간에 끊어버리면 내일 또 불러야 하기 때문이죠.
인건비
건설현장은 7시 출근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7시만 되면 체조를 시작하고 일을 시작합니다. 그럼 바로 타설을 시작한다면 끝나는 시간까지 마무리를 마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설이 늦게 시작한다면 그만큼 끝나는 시간이 늦어짐에 따라 초과수당을 줘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공기관리
레미콘을 타설 하고 나면 바로 다음 공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 5Mpa 의 강도를 확보 할 때까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찍 타설을 하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근무 시작하는 시간까지 양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좋습니다.
기타
다른 사항으로는 아침에 차가 덜 막힙니다.
레미콘은 출하와 동시에 천천히 굳어갑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타설을 시작해야지 가장 좋은 품질로 공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8시에 출하가 시작된다면 출근 시간대에 막히게 되어서 늦게 도착합니다.
품질 기준에는 만족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굳어진 느낌으로 타설을 해야해서 더 어렵습니다.
슬럼프를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럼 돈이 더 비싸지기 때문에 원가의 측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레미콘 운전기사의 입장
시공사의 측면만 보면 무조건 일찍 타설을 시작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레미콘 운전기사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더 빠른 출근시간
현장에서 원하는 것처럼 7시에 타설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레미콘 공장에서 현장까지 보통 3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6시반에는 출발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6시반에 출근한다고 해서 바로 그 시간에 레미콘 차량이 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레미콘 공장에 가면 엄청 큰 기계에서 레미콘 차량으로 레미콘을 넣어주는데 그 시간도 걸리고,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7시 타설을 하려고 한다면 최소한 6시에는 출근을 해서 준비해야합니다.
그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7시부터 일을 시작하는건데, 레미콘 기사들은 6시부터 일을 시작하는 거라서 더 힘듭니다.
레미콘 운전기사의 인간다운 삶 부족
요즘은 워라벨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레미콘 기사는 그런 워라벨을 온전하게 누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레미콘 운송비용이 생각보다 싸게 책정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몇 레미콘 파업도 있었죠.
레미콘 운전기사도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아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월급을 받고 일하기를 원하며, 우리가 하고 있는 만큼의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레미콘 85제를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레미콘 85제 결론
시공사의 입장과 레미콘 운전기사의 입장은 같이 가긴 어렵습니다. 어느 한쪽이 손해를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더 좋은 대안이 나올까요?
제 생각은 두명의 입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공사비의 현실화와 공사기간의 현실화 입니다.
적절한 공사비를 확보 할 수 있다면 레미콘 운전기사들의 운송비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미콘 타설시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장비비용 이나 인건비도 당연히 처음부터 계산에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사기간이 현실화 된다면 레미콘 타설시간을 더 보수적으로 적용하여 공사기간에도 반영 해둘 수 있습니다.
공사기간은 비가 많이 오거나,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에도 현실화된 공기연장에 대한 법률이 정리되어있다면 부담되지 않게 공사를 늦출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다른 제 3자인 발주처나, 입주자의 민원도 예상이 되긴 합니다.
쉽게 결론이 난지 않는 문제인듯 합니다.
이제 레미콘 85제를 시작한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공사비와 공사기간에도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 익숙해진다면 그에 맞춰서 서로에게 좋은 결과로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